독서활동


책이름 4GO뭉치 우리가 힙합이다!
펴낸곳 창비 지은이 J1(제이원)
[대부분의 어른이 힙합을 여전히 거친 문화, 마약과 욕설로 점철된 저급 문화로 인식하고 힙합에 빠진 어린이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출판사 서평에 나오는 어른 중 한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솔직히 ‘힙합’이 뭔지도 잘 몰랐고, 이미 대세를 넘어섰다는데 가끔 TV 프로그램에서 성공한 ‘래퍼’라고 보기만 했지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해서 저렇게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돈을 많이 버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보면서 저 역시 ‘힙합’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비트, 라임, 플로, 스왜그 등 ‘힙합’ 용어가 잘 설명되어있습니다. 더 대단한 것은 자연스러운 이야기 흐름 속에서 알 수 있도록 잘 버무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힙합을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힙합에 걸맞은 캐릭터들을 내세워, 힙합의 특성을 살린 이야기 전개로, 힙합에 대해 알려주는 상당히 짜임이 튼튼한 책입니다. 게다가 재미있는 말이라든, 우스꽝스러운 삽화, 그리고 반전이 있는 이야기 등 장점이 참 많은 책입니다.

솔직히 걱정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정말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속내가 애써 감추고 싶은 어른들의 비밀을, 세상의 모순을 다 까발리는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이 내용을 어린이 여러분들이 어찌 받아들일지 믿지 못하는 마음에 조마조마했습니다. 아마도 제게 ‘꼰대’의 마음이 한가득이기 때문이겠지요.

또 한 가지 이 책의 아쉬운 점은 ‘과연 초등학생들이 이럴 수 있을까? “라는 의심이 들었다는 점입니다. 중고등학생 래퍼들은 그나마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봤지만 초등 래퍼들을 잘 못 봐서 그런 것인지? 어린이들을 아직도 제 안에서 어리게만 봐서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몸은 어린이인데 어른 행동을 하는 듯한 부조화를 느낀 것은 제가 꼰대 어른이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 권의 책이 때로는 인생을 바꾸는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책 때문에 갑자기 인생이 확 바뀌고 그런 일은 드뭅니다. 다이너마이트와 연결된 도화선에 불이 붙어야 폭발이 일어납니다. 그냥 도화선은 실 일뿐이어서 곧 사그라지고 말 뿐입니다.

‘힙합’에 대해 이해하는 선에서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고, 여러분 안에 숨은 힙합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도화선이 되어 밖으로 폭발하는 계기가 된다 하더라도 어쩔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 역시 어린이 여러분의 삶이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삶은 스스로 선택하고 또 당당하게 걸어가야 하는 것일 테니 말입니다. 이 책을 읽은 여러분의 평가가 궁금합니다. 제 걱정이 꼰대로서의 걱정, 부질없는 걱정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