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활동


책이름 아빠, 게임할 땐 왜 시간이 빨리 가?
펴낸곳 토토북 지은이 이남석
요즘은 카톡이나 문자가 대세입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e메일이 대세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편지가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이었지요. 그런데 카톡이 되었건 e메일이 되었건 소통할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누구랑 가장 많이 이야기 나누나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바로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나 하는 점입니다. 아마도 친구랑 일상의 수다를 떠는 일이 가장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친구가 아닌 아빠와 딸들이 소통합니다. 지금은 업무용 아니고는 별로 쓰진 않지만 이 책이 출판될 때만 해도 대세였던 e메일로 말입니다. 그것도 일상의 소소한 수다가 아니라 ‘시간, 죽음, 차이, 자유와 책임, 전쟁과 평화, 행복’에 관한 주제로 말입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금세 아 골치 아픈 책이겠구나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막연히 어려운 책일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다행인 점은 그렇게 어렵지도, 골치 아프지도 않다는 점입니다. 일방적으로 아빠가 딸에게 훈계하거나, 가르치려 들거나 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린이 입장에서 차근차근 이야기 나누고 있는 덕분입니다. 게다가 우리들도 누구나 겪는 일상의 문제를 출발점 삼아 대화하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자녀들에게 바로 답을 주기보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생각의 힘을 길러주고 싶어 합니다. 아쉬운 점은 자칫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우리가 평소에 별로 관심 갖지 않았던 주제인 ‘시간, 죽음, 차이, 자유와 책임, 전쟁과 평화, 행복’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라는 점은 유익합니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들이 하나하나 생각을 키워 나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체험을 우리는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는 말입니다.

즉, 좋은 축구 경기를 보는 것도 도움은 되지만 직접 축구장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뛰어보지 않으면 축구 기술력이 향상되기 어렵다는 얘기이지요. 그래서 바람이 있다면 아빠도 좋고, 엄마도 좋고 누군가와 여러분들도 세상에 대해 궁금한 점에 대해 카톡도 좋고, e메일이나 편지도 좋으니 이야기 나눠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냥 말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화를 통해 지식을 얻는 것보다도 더 소중한 생각의 발전 과정을 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남으로부터 얻어오는 지식보다 자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아이는
"아빠, 그냥 대충 빨리 답만 말해주면 안 돼?“
라고 보챕니다. 보통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아빠는 이렇게 대답하지요.
"대충 답을 찾으면, 대충 살게 돼."
답을 아는 것보다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한 번 뿐인 소중한 삶을 대충 살지 않고 제대로 잘 살아낼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