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활동


책이름 예니의 끝나지 않은 축제
펴낸곳 초록개구리 지은이 미셀 멀더
중학교를 진학하는 여자 친구들의 고민은 긴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왜 머리를 맘대로 기를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냥 어른들이 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디 그것이 어린이들 뿐 만이겠습니까? 사실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부당하다고 느끼지만 그것을 고치기 위해 행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나선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라는 체념도 있고, 괜히 그런 일에 끼어들어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은 생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앞장섰다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과거 독재자의 횡포에 그냥 묵묵히 당하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학급 안에도 못된 아이의 잘못된 행동만 있을 뿐 거기에 맞서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분명한 점은 그래서는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나서서 정의를 이야기하고, 평화를 노래할 때 점점 나아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안타까운 희생이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말을 합니다.

콜롬비아. 참 낯선 나라입니다. 세계지도를 한참 찾아보고서야 남미의 브라질 위에 위치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콜롬비아에서 있었던 실화를 동화로 재구성한 책입니다. 가짜인 진짜라는 것입니다.

내전으로 폭력이 끊이지 않았던 콜롬비아에서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벌였던 '콜롬비아 어린이 평화 운동'에 대해 예니의 가족 입장에서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좀 아쉬운 점은 자극적이고, 흥미진진하게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책 자체로는 참 미덕이 많은데 재미가 없어 과연 아이들이 잘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마치 참 영양가 많은 음식인데 맛이 없어서 아이들이 외면하는 그런 음식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 책의 미덕은 아이들과 거리가 먼 사회 문제를 아이들 학급 안의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콜롬비아의 식문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더 큰 미덕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그 평화를 어린이들이 나서서 되찾아올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막 재미있지는 않지만 시간을 내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