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활동


책이름 책과 노니는 집
펴낸곳 문학동네 지은이 이영서
몇 해 전부터 세계 각지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한류 열풍이 불 수 있었던 까닭은 한국의 국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 것이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배우들과 가수들이다. 겨울 연가의 배용준, 최지우를 시작으로 대장금의 이영애가 한류를 세계로 확장시켰다. 사실 한류열풍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잘 모른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데 해외에 나가보면 그들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된다.
대장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그전까지 역사물은 왕 또는 영웅 중심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대장금은 특별하게도 궁궐에서 음식 만드는 나인에 주목했다. 그가 중심인물이 되고 늘 중심이었던 왕이 오히려 주변 인물로 나온 것이다.
[책과 노니는 집] 역시 마찬가지이다. 역사동화이면서도 그 중심인물이 필사쟁이를 아버지로 둔 장이라는 아이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전 성공을 거둔 [초정리 편지]에서 세종 대왕 때 훈민정음 창제에 관한 이야기를 한 석수쟁이 아이의 시각으로 풀어간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러한 영웅 중심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아간 한 인물, 한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펼쳐가는 것이 또 다른 대세를 형성하는 듯 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이 책은 주인공 설정에서 특별함 외에도 몇 가지 미덕을 더 갖추고 있다. 바로 삽화의 역할이다. 사실 책을 보면 글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 삽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별히 그림책이 아닌 이상 그림 그린 사람에 주목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이 책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그림이 글과 조화를 이뤄 책의 품격을 더 높여준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글에만 파묻혀서 스토리 중심으로 읽을 것이 아니라 한 번쯤은 그림을 넉넉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미덕은 어느 평론가의 평을 빌려 말하는 것이 좋겠다.
[조선시대 천주교 탄압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필사쟁이의 삶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이데올로기, 지식계층과 일반 백성들의 생활사 및 문제의식 등을 내밀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보통 우리는 역사에서 있어서 굵직한 사건 중심으로, 또 결과 중심으로 공부한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은 결국은 사람들의 삶이다. 그 사건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들의 숨결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시대를 달리하여 살았던 이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 노래 한류 열풍을 이어 이러한 책들을 통해서도 세계 속에 한류 열풍이 불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