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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배독서교실

독서상담

우리가 진짜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6-02-15 07:33:37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쏼라 쏼라~~”

 

유창하게 영어책 읽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니, 내가 집을 잘못 찾아온 거여? 여기 미국이여? 웬 영어여?”

 

괜히 전 기분이 좋아 너스레를 떨어봅니다.

 

중학생 딸아이가 식탁에 엄마랑 마주 앉아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못하는 영어를 아이가 술술 읽고 말하니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전 땀에 젖은 등산복을 벗고, 샤워를 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엄마, 피처링이 뭐야?”

 

난 얼른 아는 체를 합니다.

 

, 그거 노래 같이 하는 거야. 혼자 하지 않고.”

 

정말? 다른 뜻이 있는 거 아냐?”

 

아내는 제 설명이 찜찜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얼른 전 덧붙였습니다.

 

, 왜 랩하고 뭐 그런 것 있잖아. 다른 사람이 같이 불러주는 것.”

 

그런데 왜 피처링이라고 하는데?”

 

글쎄 왜 그렇지? ~ 던져줘서 그런 거 아냐?”

 

하며 전 투수가 공을 던지는 폼을 해보였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아니, 저 인간이 애한테 뭘 가르쳐. 모르면 가만히 있지 나서기는?”

 

그러면서 아이와 킬킬거리며 제 흉을 봅니다.

 

전 순간 머쓱해졌습니다.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면서 내가 포수랑 투수를 착각 했나 따져봤습니다.

분명 투수가 피처 맞고 포수가 캐처 맞는데. 투수가 피처니까 피처링이랑 관련 있는 거 아냐?’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전 바로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검색을 하며 전 저의 무식함에 놀라고,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맞구나 싶었습니다.

 

투수 피처는 pitcherpitch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반면 피처링의 경우는 featuring으로 feature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결국 우리말 발음은 비슷하지만 두 단어는 전혀 다른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전 기죽지 않습니다. 이전까지는 무식했지만 이제 유식해졌기 때문입니다. 전 이번 기회에 피처링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피처링은 20세기 중반 영국의 음악차트들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19907월 최초로 feat.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른 <She Ain’t Worth It> 덕분이랍니다. 이 곡은 글렌 메데이로스가 부르고 바비 브라운이 랩을 맡았습니다. 주로 힙합이 주류 음악계로 진입하면서 보편화되었다고 합니다. 힙합의 특성상 래퍼와 프로듀서의 협력이 중요해서 서로의 이름 모두를 앨범에 수록하면서 피처링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지금은 랩이나 보컬뿐 아니라 악기 연주 및 DJ 등 다른 분야에 피처링의 개념을 도입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피처링에 대해 알아보다보니 듀엣(duet)과는 어떻게 다른지? 또 비슷하지만 조금 성격이 다른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까지 두루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출발은 엉뚱하고, 무식했지만 궁금증을 가지고 검색도구를 활용하여 유식해지는 변화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뭔가를 틀렸을 때 민망해하고, 자존심 상해하고 그래서 의기소침합니다. 아예 다음부터는 나서지 않으려 하지요. 그러나 모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소중하지 않을까요? 또 모르는 것을 그대로 놔두지 않고 귀찮음을 이기고 적극 나서서 알아보려는 태도가 자기 발전을 가져올 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지금 당장 피처링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만이 아닙니다. 그것도 의미는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나왔을 때 부끄러워만 하지 말고 찾아서 알면 된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또한 잘 검색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더 나아가 검색한 자료를 읽고 해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 지식화 하는 일련의 과정을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모르면서도 묻지 않고 또 찾지 않음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부끄러움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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