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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상담

같은 동시를 읽고도 왜 다른 생각을 할까요?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4-10-02 12:37:20

저녁

저녁 밥상에 아기가 운다.

밀가루 수제비에 트집이 났다.

 

어머니는 달래다 화를 내시고

아기는 밥 내라고 더 소리친다.

 

달님이 들창으로 들여다보고

창 밖엔 코스모스가 듣고 있었다.

 

‘고향의 봄’으로 유명한 시인 이원수 선생님의 1946년 작품입니다. 이 동시를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세 명의 아이가 이 작품에 대해서 해석하는 것을 보고 나름 재미있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한 여자 아이는 이 시를 읽고 옛 부모님들의 아이에 대한 엄격한 가르침을 표현한 시라고 말하더군요. 아마도 2연 1행을 중심으로 해석했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한 남자 아이는 홀로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의 노고에 대한 시라고 해석하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여자 아이는 이 시를 가난한 날의 풍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같은 시를 읽고도 다른 생각을 한 것일까요? 이처럼 다른 생각을 한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흔히 국어가 어렵다고 하는 친구들이 꼽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명확한 정답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수학, 과학처럼 딱 떨어지는 답이 없어서 뭐라 답해야할지 혼란스럽다는 것이지요.

사실 이 세 아이의 설명을 들어보면 다 그럴 듯합니다. 어느 것은 정답이고,

나머지는 틀렸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누구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냐는 부분에 있어서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이 시가 1946년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배경을 안다면 해석은 좀 더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들은 작품을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읽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밀가루 수제비에 트집이 난 까닭이가난해서 만날 밥을 못 먹고 대신 밀가루 수제비만 먹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아이의 버릇없는 투정 정도로만 여겼던 것입니다.

마치 육이오 전쟁 시절 밥이 없어 굵기 일쑤였다는 할아버지 말씀에 손자가 라면을 끓여 먹든가 피자를 시켜먹으면 되는데 왜 어리석게 굶었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아니 우리는 작품을 읽을 때 어떻게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우선은 그 작품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특정 부분을 너무 부각시켜서 해석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그 작품이 갖는 시간적, 공간적 특성이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이것은 여러 작품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아울러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배경지식을 쌓는데 힘써야 합니다. 결국 국어교육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총체적 지식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다양한 독서와 경험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이해하는 힘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마치 눈덩이가 처음에는 작지만 굴릴수록 점점 커지는 것처럼 초기에는 미숙한 해석이 잦을 수밖에 없지만 독서활동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아가고, 자꾸 해석하는 과정에서 점점 오류는 줄어들고 제대로 된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또 다른 작품을 해석하는 기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 과정을 밟아가는 동안 정답지향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이가 상처받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저 다른 해석, 아직 설득력이 조금 부족한 해석일 뿐입니다. 선생님이, 부모가 살펴야 할 지점은 아이가 전체를 보는 관점이 부족해서 또는 오독으로 인해 생긴 현상인지? 아니면 작품과 관련한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인지? 그도 아니면 어휘력의 한계 때문에 작품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인지를 잘 분별해서 적절하게 도와주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게 도와준다면 우리 아이들 모두 훌륭한 독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그리고 제 자신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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