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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상담

좋은 독서교육에 대한 짧은 생각....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4-09-30 09:52:03

글 읽기란 쓰는 사람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과정일까요? 아니면 그저 읽는 사람 맘 가는대로 읽으면 될까요? 예전의 독서교육 또는 국어교육이 사실 전자에 더 가까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니 지금도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지요.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가 중요하지요. 그리고 더 엄밀히 말하면 글쓴이의 뜻을 알아야 할 부분과 읽는이의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나누어져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독서교육은 이 두 가지 능력을 신장시키는데 맞춰져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 능력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그동안 글쓴이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게 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교과서 작품을 열심히 해석해주면 그걸 보고 배운 아이들이 다른 작품들도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아래 교육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먼저 해석해 준 것을 주입하고, 시험을 보느냐 아니면 먼저 아이들에게 해석할 기회를 주고 그리고 선생님이 그에 대해 평을 해가며 선생님의 해석을 들려주느냐 방식의 차이가 있었을 뿐입니다.

물론 이 방식의 차이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자의 방식이라면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물론 인강의 방식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실제로 시도 해보고, 교정을 받는 과정에서 성취도가 높아질 거라 믿습니다.

과거에는 콩나물 교실이었기에 이런 방식의 수업 보다는 강의식 모델이 더 적합했겠지만 현재 학급당 인원이 많이 줄어들고, 소규모 수업이 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강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글쓴이의 뜻을 제대로 아는 것은 사실 맞고 틀림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가깝고 먼 것이 분명한 경우입니다. 반면 그 작품을 읽고 각 개인이 어떻게 감상하고 해설할 것인가는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름의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얘기나 막 하는 것이 다 통용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소한의 기준은 필요합니다.

첫째는 작품과의 관련성입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그 작품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작품과 무관한 이야기가 떠올라 얘기한다면 굳이 그 수업 시간에 그 작품을 갖고 얘기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자신의 이야기가 내적 완결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왜 그 작품을 읽고 그런 생각이 떠올랐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설명이 어떤 설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설명 자체가 가능하고, 다른 사람이 수긍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만약 스스로도 설명해낼 수 없다면, 그 설명이 상대를 납득시킬 수 없다면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바로 이 두 가지 지점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야 합니다.

물론 선행되어야 할 부분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조성입니다. 정답지향 사고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흔히 선생님이 원하는 답이 무엇인가를 찾으려 애쓰고 그래서 발표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그 자체로 의미 있음을,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임을 자꾸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자유로운 느낌의 발표는 잘하고, 못하고를 판별할 수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좋은 발표와 그렇지 못한 발표가 있습니다. 우선은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조건(관련성과 내적 완결성)을 갖추었는가? 그렇지 못한가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그 다음은 아이의 의견이 얼마나 상대방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가 평가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 의견이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가가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미처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먼저 깨닫고 이야기해서 남들에게도 신선한 깨달음을 줄 때 그것이 최고의 발표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요즘 신앙처럼 떠받드는 창의성 교육입니다.

결국 좋은 독서교육이란 아이들 스스로가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작가가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파악한 바를 이야기하고 선생님으로부터 교정을 받는 과정과 아이들 스스로 그 작품을 자신의 삶, 바깥세상과 연결하여 감상과 해설해보고 그 과정에서 선생님을 그런 아이들을 격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에 기죽어 끙끙대는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작품을 누릴 수 있는 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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