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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 지도 어떻게 할까? (12) - 토론주제 찾기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7-14 09:58:17
사회자로서 시작하는 말 하는 방법, 토론자로서 자유로운 소감발표 하는 방법에 이어 세 번째로 배워볼 것은 발제자로서 발제문을 쓰고, 발표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발제’라는 낱말이 참 낯설다. ‘발제(發題)’에 대해 사전에 나와 있는 뜻은 ‘토론회나 연구회 따위에서 어떤 주제를 맡아 조사하고 발표함.’ 또는 ‘ 회의 따위에서 정해진 주제에 대하여 자신이 의견이나 생각을 말함.’이다. 아이들에게는 쉽게 ‘발표한다. 토론주제를’에서 ‘발’과 ‘제’를 따왔다고 얘기해준다. ‘발제’를 ‘발췌’와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췌(拔萃)는 ‘책,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냄.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한다. 발췌는 그래서 편집의 성격이 강하다. 책 내용 중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발췌는 토론할 때 자신의 근거를 찾는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발췌에 비해 발제는 ‘토론주제’를 제안하는데 더 초점을 맞춘다. 발제자가 있는 토론과 없는 토론은 천양지차이다. 발제자가 없는 토론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면 발제자가 미리 발제문을 준비해서 토론을 하는 것은 마치 거인의 어깨 위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다. 물론 발제자가 발제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그 거인의 키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발제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발제자의 가장 큰 역할은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날 함께 토론해야할 토론 주제를 제안하는 역할이다. 토론 주제를 발굴해서 제안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토론주제가 책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자신은 그 토론주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를 미리 제시해줌으로써 토론의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더 나아가서 발제자는 그 작품에 대해 다른 토론자들에 비해 폭넓게 조사해서 발표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이해를 심층적으로, 확장해서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주로 먼저 말했던 토론문제 제기에 초점을 맞춰서 지도하면 될 것이다. 발제자가 발제문을 쓰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작품을 잘 읽고 그 작품에서 제기할 토론주제를 찾는 일이다. 토론주제가 갖춰야 할 요건이 두 가지 있다. 가치성과 가능성이다. 가치성이란 그 토론주제가 그 책에서 중요한 문제인가 하는 점이다. 그 책을 읽고 토론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이어야 한다. 독서토론은 책을 바탕으로 하는 토론이기에 꼭 책의 주제 또는 내용과의 관련성을 따져서 중요한 문제를 토론주제로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가능성은 토론의 성격상 찬반으로 나뉠 수 있는 토론주제이어야 한다. 또는 찬반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토론주제일 때 토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이미 사회적인 합의가 마련된 토론주제의 경우 굳이 토론할 필요가 없고, 토론자들의 입장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대립토론이라는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 진행자들이 일방적으로 토론자들의 입장을 정해주고 토론을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토론은 그러한 대회 형식을 띤 대립토론이 아니라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자유토론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찬반 양측으로 팽팽히 나뉠 수 있는 토론주제로 정해야 한다. 아이들은 토론주제와 질문 자체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토론주제와 질문을 굳이 구분하자면 질문은 답이 정해진 경우이다. 열린 질문이라 할지라도 나열적이다. 반면 토론주제는 특정하게 답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입장을 묻는 문제이다. 그래서 주로 토론주제는 가치관에 관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몽실언니에서 ‘왜 밀양댁은 정씨를 버리고 김씨에게 갔습니까?’는 질문이다. 여기에는 명확한 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밀양댁이 정씨를 버리고 김씨에게 간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로 바꾸면 토론주제가 된다. 왜냐하면 김씨에게 간 행동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찬성측과 의리를 저버린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반대측으로 나뉘어 토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아버지 김씨가 몽실이를 구박하고, 다치게 한 행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것은 질문이 아니라 토론주제가 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새아버지 행동에 대해 새아버지를 옹호하기는 힘들다. 새아버지의 잘못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토론주제는 찬반으로 나뉘어 토론하기 힘들다. 반대쪽으로 이미 결론이 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토론주제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토론주제가 꼭 등장인물의 행동 또는 사건에 대해서만 따져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토론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책 자체의 가치에 대한 토론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작품으로서 완성도가 높은지를 따져보는 토론이 함께 진행될 때 독서토론의 본질에 충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영화를 보고 토론하나? 드라마를 보고 토론하나 모두 똑같은 토론이 되기 때문에 각각 토론의 차별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책이라는 매체 자체의 특성에 대한 토론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다만 이러한 토론은 초등학생 수준에서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이런 토론도 가능하다는 정도만 제시할 뿐 굳이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러한 토론 주제에 속하는 것에는 인물 캐릭터가 제대로 잡혀 있는지? 작품의 주제가 제대로 표현되어 있는지? 작품의 결말이 전개 과정과 일치하는지? 작품의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작품을 서술하는 방식이 마음에 드는지? 등 작품 자체에 대해 따져볼 수 있는 요소들을 바탕으로 토론에 나설 수 있다. 또 한 가지 토론주제로 가능한 것은 책과 관련된 책 바깥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토론주제를 책 안으로 한정짓지 않고 폭을 넓히는 것이다. 다만 일반 시사토론과 차이는 책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몽실언니를 바탕으로 현 남북 문제 또는 가정폭력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책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토론 주제로 제안해서 토론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초등 수준에서는 무리가 있으므로 그런 사례만을 제시해주면 된다. (나머지는 내일 계속됩니다.)

독서토론 지도 어떻게 할까? (12) - 토론주제 찾기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7-14 09:58:17

사회자로서 시작하는 말 하는 방법, 토론자로서 자유로운 소감발표 하는 방법에 이어 세 번째로 배워볼 것은 발제자로서 발제문을 쓰고, 발표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발제’라는 낱말이 참 낯설다. ‘발제(發題)’에 대해 사전에 나와 있는 뜻은 ‘토론회나 연구회 따위에서 어떤 주제를 맡아 조사하고 발표함.’ 또는 ‘ 회의 따위에서 정해진 주제에 대하여 자신이 의견이나 생각을 말함.’이다.

아이들에게는 쉽게 ‘발표한다. 토론주제를’에서 ‘발’과 ‘제’를 따왔다고 얘기해준다.

‘발제’를 ‘발췌’와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췌(拔萃)는 ‘책,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냄.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한다. 발췌는 그래서 편집의 성격이 강하다. 책 내용 중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발췌는 토론할 때 자신의 근거를 찾는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발췌에 비해 발제는 ‘토론주제’를 제안하는데 더 초점을 맞춘다. 발제자가 있는 토론과 없는 토론은 천양지차이다. 발제자가 없는 토론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면 발제자가 미리 발제문을 준비해서 토론을 하는 것은 마치 거인의 어깨 위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다. 물론 발제자가 발제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그 거인의 키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발제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발제자의 가장 큰 역할은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날 함께 토론해야할 토론 주제를 제안하는 역할이다. 토론 주제를 발굴해서 제안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토론주제가 책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자신은 그 토론주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를 미리 제시해줌으로써 토론의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더 나아가서 발제자는 그 작품에 대해 다른 토론자들에 비해 폭넓게 조사해서 발표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이해를 심층적으로, 확장해서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주로 먼저 말했던 토론문제 제기에 초점을 맞춰서 지도하면 될 것이다.

발제자가 발제문을 쓰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작품을 잘 읽고 그 작품에서 제기할 토론주제를 찾는 일이다. 토론주제가 갖춰야 할 요건이 두 가지 있다. 가치성과 가능성이다. 가치성이란 그 토론주제가 그 책에서 중요한 문제인가 하는 점이다. 그 책을 읽고 토론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이어야 한다. 독서토론은 책을 바탕으로 하는 토론이기에 꼭 책의 주제 또는 내용과의 관련성을 따져서 중요한 문제를 토론주제로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가능성은 토론의 성격상 찬반으로 나뉠 수 있는 토론주제이어야 한다. 또는 찬반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토론주제일 때 토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이미 사회적인 합의가 마련된 토론주제의 경우 굳이 토론할 필요가 없고, 토론자들의 입장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대립토론이라는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 진행자들이 일방적으로 토론자들의 입장을 정해주고 토론을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토론은 그러한 대회 형식을 띤 대립토론이 아니라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 자유토론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찬반 양측으로 팽팽히 나뉠 수 있는 토론주제로 정해야 한다.

아이들은 토론주제와 질문 자체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토론주제와 질문을 굳이 구분하자면 질문은 답이 정해진 경우이다. 열린 질문이라 할지라도 나열적이다. 반면 토론주제는 특정하게 답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입장을 묻는 문제이다. 그래서 주로 토론주제는 가치관에 관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몽실언니에서 ‘왜 밀양댁은 정씨를 버리고 김씨에게 갔습니까?’는 질문이다. 여기에는 명확한 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밀양댁이 정씨를 버리고 김씨에게 간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로 바꾸면 토론주제가 된다. 왜냐하면 김씨에게 간 행동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찬성측과 의리를 저버린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반대측으로 나뉘어 토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아버지 김씨가 몽실이를 구박하고, 다치게 한 행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것은 질문이 아니라 토론주제가 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새아버지 행동에 대해 새아버지를 옹호하기는 힘들다. 새아버지의 잘못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토론주제는 찬반으로 나뉘어 토론하기 힘들다. 반대쪽으로 이미 결론이 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토론주제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토론주제가 꼭 등장인물의 행동 또는 사건에 대해서만 따져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토론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책 자체의 가치에 대한 토론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작품으로서 완성도가 높은지를 따져보는 토론이 함께 진행될 때 독서토론의 본질에 충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영화를 보고 토론하나? 드라마를 보고 토론하나 모두 똑같은 토론이 되기 때문에 각각 토론의 차별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책이라는 매체 자체의 특성에 대한 토론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다만 이러한 토론은 초등학생 수준에서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이런 토론도 가능하다는 정도만 제시할 뿐 굳이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러한 토론 주제에 속하는 것에는 인물 캐릭터가 제대로 잡혀 있는지? 작품의 주제가 제대로 표현되어 있는지? 작품의 결말이 전개 과정과 일치하는지? 작품의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작품을 서술하는 방식이 마음에 드는지? 등 작품 자체에 대해 따져볼 수 있는 요소들을 바탕으로 토론에 나설 수 있다.

또 한 가지 토론주제로 가능한 것은 책과 관련된 책 바깥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토론주제를 책 안으로 한정짓지 않고 폭을 넓히는 것이다. 다만 일반 시사토론과 차이는 책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몽실언니를 바탕으로 현 남북 문제 또는 가정폭력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책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토론 주제로 제안해서 토론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초등 수준에서는 무리가 있으므로 그런 사례만을 제시해주면 된다.

(나머지는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