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작가 소개 및 간단한 책 내용 소개를 이용하여 시작하는 말을 할 수 있다. 작가 소개는 책날개 또는 책 뒷부분에 제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 된다. 이 때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다 읽어주지 말고 그 중 필요한 내용을 아이들이 각자 선택해서 소개하도록 한다. 다만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이므로 그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는 있다. 또 한걸음 나아가 인터넷 등을 통해 그 작가에 대해 조사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려줄 수 있다면 더 좋다고 말해주자.

  책 내용 소개의 경우 책 줄거리를 중심으로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해주면 된다. 줄거리가 너무 길어서 지루해지지 않도록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도록 지도한다. 이를 계기로 줄거리 간추리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흔히 아이들은 줄거리를 간추릴 때 책 순서대로 이야기하고, 앞부분을 장황하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책 순서가 이야기 논리 순서와 일치할 때는 상관이 없지만 가끔 회상 기법을 사용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이야기 논리 전개와 책 순서가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이 경우 책 순서대로 줄거리를 간추리다보면 이야기가 이상해진다. 그러므로 꼭 이야기 논리 순서대로 줄거리를 얘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모든 사건을 다 일일이 얘기할 필요 없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중요한 사건 또는 작가의 마음과 관련된 사건을 중심으로 줄거리를 간추리면 된다. 그런 점에서 꼭 결말까지 알려줘야 할 필요도 없다.

  작가 소개와 책 내용 소개의 경우 앞뒤 순서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된다. 또한 두 가지가 꼭 함께 제시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상황에 따라 둘 중 하나가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작하는 말을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성이 존재한다. 다만 가장 기본적인 유형을 알아보고 그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토론 현장에 맞춰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몽실언니를 가지고 작가소개, 책 내용 소개를 한다면 다음처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몽실언니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책을 쓰신 권정생 선생님은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1969년 동화 '강아지 똥'으로 월간 기독교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밥데기죽데기', '하느님의 눈물', '한티재하늘' 등이 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은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슬픈 역사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을 껴안는 진솔한 글로 우리들에게 큰 감동을 주셨습니다.

  오늘 토론할 책 몽실언니는 분단시대 한국문학의 가장 사실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가난과 전쟁으로 얼룩진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내며 끝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은 주인공 몽실이의 강인한 삶을 통해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가난을 피해 도망친 밀양댁을 따라 몽실이는 새아버지에게 가지만 결국 구박만 받고, 절름발이가 되어 친아버지에게 돌아갑니다. 그 사이 전쟁이 나고, 새어머니는 동생을 남겨두고 죽습니다. 병든 아버지와 이복동생, 그리고 엄마와 새아빠 사이에 낳은 동생들까지 모두를 껴안은 채 어린 몽실이는 때로는 구걸을 하면서까지도 억척같이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이제 이 책을 읽은 여러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순서를 바꾸고 내용의 첨삭이 있어도 관계가 없음을 다음처럼 보여줄 수도 있다.

  “몽실언니를 쓰신 작가 권정생 선생님은 1969년 동화 '강아지 똥'을 시작으로 ‘오소리네 집 꽃밭’, ‘황소 아저씨’, ‘랑랑별 때때롱’,‘하느님의 눈물’, ‘비나리 달이네 집’, ‘점득이’ 등 수 많은 책을 쓰셨습니다.

  ‘몽실언니’는 몽실이라는 한 여자 아이의 고단한 일생을 다룬 작품입니다. 밀양댁은 어린 몽실이를 데리고 가난을 피해 새 남편을 찾아 나섭니다. 배고픔은 면했지만 동생 영득이가 태어나자 새아버지는 몽실이를 구박하고 결국 절름발이로 만듭니다. 몽실이는 결국 친아버지에게 돌아가고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됩니다. 그런데 새엄마는 동생 난남이를 낳다가 돌아가십니다. 또한 전쟁이 터져 아버지는 군대로 끌려가고 어린 몽실이는 인민군과 국군 치하 세상을 살며 전쟁의 난폭함과 또 그 속에서도 따뜻한 사람이 있음을 몸소 체험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난 후 아버지는 병들어 돌아오고 몽실이는 가족들을 책임지기 위해 구걸을 합니다. 그 무렵 친어머니도 돌아가시고 몽실이는 배다른, 씨다른 동생들을 모두 껴안은 채 끈질긴 삶을 살아갑니다. 삼십 년이 지난 후 몽실이는 꼽추 남편과 결혼해서 남매의 엄마가 되지만 고단한 삶은 여전합니다. 폐결핵으로 요양소에 입원한 배다른 동생 난남이를 문병가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겪었던 일제침략기, 육이오 전쟁 등의 아픔이 작품 곳곳에 잘 나타나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몽실언니에 대한 작품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