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연구회 :::

독서토론 지도 어떻게 할까? (4)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7-06 09:12:49
③ 책의 주제 또는 책 내용과 관계가 있는 이야기로 시작하기는 앞에서 배웠던 두 가지 시작하는 말과 다른 점이 있다. 날씨 또는 계절 인사나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는 시간 중심인데 비해 책의 주제 또는 책 내용과 관계가 있는 이야기는 책 중심이라는 것이다. 즉 언제 토론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책을 가지고 토론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우선 사회자가 책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토론할 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우선 브레인스토밍기법을 활용하여 토론할 책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본다. 그 중 책과 관련성이 높은 키워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선정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작하는 말을 한 문단 가량 구성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관련이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아이들 중에 이 부분을 오해해서 책 내용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방식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줘야 한다. 지금은 책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책 내용으로 끌고 들어오는 방식에 대해서 배우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몽실언니’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해보자. ‘몽실언니’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몽실언니’의 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난, 전쟁, 희생, 역경 등 여러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 또는 꼭 단어가 아니어도 좋다. 책 속에 나오는 특정한 장면도 좋다. 예를 들면 몽실이가 떠밀려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절게 되는 장면, 자선병원 앞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장면 등 특정한 장면을 중심으로 그와 관계있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말을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특정 단어 또는 사건을 정했으면 이제 그것을 중심으로 하여 한 문단 정도 이야기를 구성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책 바깥의 일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와 관련된 책 내용으로 들어오는 방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책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머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전쟁’을 키워드로 선택했다면 다음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1950년 6월 25일 우리는 남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했습니다. 그 전쟁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전쟁의 상처는 온 국토를 할퀴었고,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겼습니다. 그런 끔찍한 전쟁을 몸소 겪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 전쟁 한가운데서도 몽실이는 가족들을 위해 제 몸을 돌보지 않고 최선을 다합니다. 우리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 몽실언니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똑같이 ‘전쟁’을 키워드로 했을 때도 또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러한 다양성을 알려주고 아이들 스스로 어떻게 시작하는 말을 다양하게 할 수 있을지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민족상잔의 비극 육이오전쟁을 아십니까?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많은 전쟁을 겪었지만 그 때 우리 민족은 단결하여 외적과 맞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육이오전쟁은 우리 민족이 이념에 따라 남북으로 나뉘어 싸웠기에 그 상처가 더욱 깊었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된 지 60년이 지났건만 휴전 상태로 분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전쟁은 단지 어른들에게만 고통을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전쟁고아가 된 아이들도 많고, 굶주림에 고통받은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끔찍한 전쟁 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가족들을 보살피는데 더 많이 애썼던 몽실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몽실언니에 대해 토론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다른 키워드를 정해놓고 역시 직접 시범을 보이는 것도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시범이 아니라 시작하는 말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을 중심으로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작가가 제일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때 아이들 말이 맞다 틀리다라고 굳이 촌평을 달 필요는 없다. 그냥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하고 그 중 가능할만한 것을 골라 그 다음 과정을 진행하면 된다. “이제 이 단어하면 떠오르는 내용이 뭐가 있어? 책 내용 말고 우리 주변에서, 네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이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것이 무엇이 있나 찾아봐.” 이런 식으로 아이들의 사고를 자극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는 것 그 자체가 학습이다. 시작하는 말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정답을 주고, 그것을 외워서 하게 하는 것은 진짜 공부가 아니다. 그런데 암기 공부에 익숙해있는 아이들은 자꾸 자신들이 생각해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가 선생이 완성해서 주면 자신들은 그것을 따라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 따라서는 그 사고의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려 들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면 가르치는 사람도 덩달아 포기하거나 그냥 해줘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렇게 하면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한 번에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차근차근 조금씩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줄 필요는 있다. 하지만 결코 자신이 아이를 업고 대신 걸어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아야할 것이다. 가르치는 자의 기술이라는 것은 바로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할 때와 아이 스스로 일어나 걷도록 내버려두어야 할 때를 정확히 구별하는 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나머지는 내일 계속됩니다.)

독서토론 지도 어떻게 할까? (4)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7-06 09:12:49

③ 책의 주제 또는 책 내용과 관계가 있는 이야기로 시작하기는 앞에서 배웠던 두 가지 시작하는 말과 다른 점이 있다. 날씨 또는 계절 인사나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는 시간 중심인데 비해 책의 주제 또는 책 내용과 관계가 있는 이야기는 책 중심이라는 것이다. 즉 언제 토론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책을 가지고 토론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우선 사회자가 책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토론할 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우선 브레인스토밍기법을 활용하여 토론할 책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본다. 그 중 책과 관련성이 높은 키워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선정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작하는 말을 한 문단 가량 구성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관련이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아이들 중에 이 부분을 오해해서 책 내용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방식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줘야 한다. 지금은 책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책 내용으로 끌고 들어오는 방식에 대해서 배우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몽실언니’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해보자. ‘몽실언니’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몽실언니’의 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난, 전쟁, 희생, 역경 등 여러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 또는 꼭 단어가 아니어도 좋다. 책 속에 나오는 특정한 장면도 좋다. 예를 들면 몽실이가 떠밀려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절게 되는 장면, 자선병원 앞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장면 등 특정한 장면을 중심으로 그와 관계있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말을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특정 단어 또는 사건을 정했으면 이제 그것을 중심으로 하여 한 문단 정도 이야기를 구성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책 바깥의 일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와 관련된 책 내용으로 들어오는 방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책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머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전쟁’을 키워드로 선택했다면 다음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1950년 6월 25일 우리는 남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했습니다. 그 전쟁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전쟁의 상처는 온 국토를 할퀴었고,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겼습니다. 그런 끔찍한 전쟁을 몸소 겪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 전쟁 한가운데서도 몽실이는 가족들을 위해 제 몸을 돌보지 않고 최선을 다합니다. 우리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 몽실언니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똑같이 ‘전쟁’을 키워드로 했을 때도 또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러한 다양성을 알려주고 아이들 스스로 어떻게 시작하는 말을 다양하게 할 수 있을지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민족상잔의 비극 육이오전쟁을 아십니까?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많은 전쟁을 겪었지만 그 때 우리 민족은 단결하여 외적과 맞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육이오전쟁은 우리 민족이 이념에 따라 남북으로 나뉘어 싸웠기에 그 상처가 더욱 깊었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된 지 60년이 지났건만 휴전 상태로 분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전쟁은 단지 어른들에게만 고통을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전쟁고아가 된 아이들도 많고, 굶주림에 고통받은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끔찍한 전쟁 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가족들을 보살피는데 더 많이 애썼던 몽실이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몽실언니에 대해 토론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다른 키워드를 정해놓고 역시 직접 시범을 보이는 것도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시범이 아니라 시작하는 말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을 중심으로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작가가 제일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때 아이들 말이 맞다 틀리다라고 굳이 촌평을 달 필요는 없다. 그냥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하고 그 중 가능할만한 것을 골라 그 다음 과정을 진행하면 된다.

“이제 이 단어하면 떠오르는 내용이 뭐가 있어? 책 내용 말고 우리 주변에서, 네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이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것이 무엇이 있나 찾아봐.”

이런 식으로 아이들의 사고를 자극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는 것 그 자체가 학습이다. 시작하는 말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정답을 주고, 그것을 외워서 하게 하는 것은 진짜 공부가 아니다. 그런데 암기 공부에 익숙해있는 아이들은 자꾸 자신들이 생각해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가 선생이 완성해서 주면 자신들은 그것을 따라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 따라서는 그 사고의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려 들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면 가르치는 사람도 덩달아 포기하거나 그냥 해줘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렇게 하면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한 번에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차근차근 조금씩 아이가 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줄 필요는 있다. 하지만 결코 자신이 아이를 업고 대신 걸어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아야할 것이다. 가르치는 자의 기술이라는 것은 바로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할 때와 아이 스스로 일어나 걷도록 내버려두어야 할 때를 정확히 구별하는 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나머지는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