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연구회 :::

어휘력과 독서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6-10 10:18:39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만큼 해묵은 논쟁도 없을 것이다. 닭이 있어야 달걀을 낳을 수 있으니 닭이 먼저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닭은 달걀이 부화한 것이니 달걀이 먼저다라고 말한다. 얼마 전 영국 셰필드대 재료공학과 콜린 프리먼(Freeman) 교수팀은 닭이 먼저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달걀 껍데기에 존재하는 '오보클레디딘-17'이라는 단백질이 달걀 껍데기 형성 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이 닭의 난소에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그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난소에 '오보클레디딘-17'이 없으면 달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닭이 없이 달걀이 형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써 이 논쟁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서로 얽히고설킨 문제가 많다. 아마 어휘력과 독서도 그런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어휘력이 뛰어나야 독서를 잘 할 수 있는 것인지? 독서를 잘해야 어휘력이 늘어나는 것인지? 그 전후관계를 따지기 쉽지 않다. 독서를 하는 가운데 어휘력이 향상되고, 또 어휘력이 있어야 독서를 즐겁게 할 수 있다. 어휘력이란 어휘를 마음대로 부리어 쓸 수 있는 능력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휘란 어떤 일정한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의 수효를 뜻한다. 우리가 흔히 어휘력이 뛰어나다 라고 쓸 때 어휘력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그 사람이 아는 낱말이 많을 때이다. 둘째는 한 낱말을 중심으로 비슷한 말, 반대말 등 다양한 표현을 알 때를 뜻한다. 예를 들면 취합(聚合), 융합(融合), 조합(組合), 규합(糾合), 결합(結合) 등 낱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구별하여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뜻한다. 그렇다면 이 어휘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언어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어휘력은 향상될 수 있다. 마치 밥 잘 먹고, 평소 운동 열심히 하면 키도 크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우리는 뭔가 특별한 방법을 원한다. 그래서 일부러 보약을 지어먹기도 하고, 영양제를 챙긴다. 그처럼 어휘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바로 사전과 친하게 지내는 일이다. 지금 당장 생각해보자. 국어사전이 집에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국어사전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최근 국어사전을 펼쳐본 것이 언제인지? 우리 아이들은 국어사전을 즐겨 찾고 있는지? 가끔 아이들에게나, 학부모들에게 국어사전이 책꽂이에 있는 집보다는 책상 위에 있는 집이 낫고, 책상 위보다는 차라리 소파 옆이나, 화장실에 있는 집이 더 좋다 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국어사전을 늘 가까이 하라는 뜻이다. 물론 요즘 전자사전이 나오고 그나마도 스마트 폰으로 대신할 수 있어서 굳이 국어사전을 찾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국어사전이냐? 전자사전이냐? 스마트폰이냐에 있지 않다. 얼마나 자주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어사전의 일차적인 기능은 모르는 낱말이 있을 때 찾아서 그 낱말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찾으려면 먼저 몇 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는 자모순서를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 의외로 초등 고학년들이, 중학생들이 자음, 모음 순서를 제대로 알지 못해 난감해한다. ㄱ, ㄴ, ㄷ, 정도까지는 잘 나가지만 꼭 ㅋ, ㅊ, ㅌ, ㅍ, ㅎ에 가면 헷갈려한다. 모음의 경우는 좀 더 심각하다.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10개의 단모음 순서를 제대로 모르는 것은 물론 이거니와 이중모음의 위치는 아예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국 자모순서를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 자음은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이고, 모음은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이다. 특히 쌍자음은 해당 단자음 끝부분에 온다는 사실을 정확히 지적해줘야 한다. 즉 깡패를 찾을 때는 ㄲ 이므로, ㄱ 의 끝부분에서 찾아야 한다고 알려줘야 한다. 또한 이중모음의 경우는 어떤 모음이 합쳐져서 이중모음이 만들어졌는지 설명해주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ㅐ의 경우는 ㅏ 와 ㅣ 가 합쳐져서 ㅏ 뒤에 위치한다 라는 식으로 설명해주면 된다. 둘째는 우리말이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뤄진 원리를 설명해주어야 한다. 강을 찾는 경우 ㄱ을 먼저 찾고, ㅏ 즉 가를 다음으로 찾고, 끝으로 ㅇ 즉 강을 찾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셋째는 국어사전을 펼칠 때 강아지를 찾을 때와 기차를 찾을 때 사전을 처음 펼치는 위치가 달라야 한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강아지는 ㄱ의 앞부분을 잡는 반면, 기차는 ㄱ의 끝부분을 펼쳐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라는 사실을 까닭과 함께 설명해줘야 한다. 넷째는 국어사전을 펼쳤을 때 바로 본문을 보지 말고 제일 상단에 위치한 낱말을 살펴보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만약 상단에 라임 - 로마숫자로 되어 있으면 그 장에는 ‘라임’부터 ‘로마숫자’까지만 나와 있으므로 내가 찾는 단어가 그 안에 속해 있는지 또는 그 앞인지? 뒤인지?를 따져서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자꾸 연습을 시켜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찾는 단어가 그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결국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따질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국어사전 찾기를 통해서 어휘력만 기르는 것이 아니라 배열관계에 대한 추상적 사고 능력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국어사전에는 ‘일러두기’를 보면 다양한 정보가 나와 있다. 국어사전에서 쓰이는 약호, 기호 등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알 수 있다면 국어사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왜 낱말에 뜻이 여러 개이고, 그 순서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동음이의어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반대말, 비슷한말부터 시작하여 거센말, 여린말, 참고어 등은 무엇인지 하나 하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국어사전 자체에 대해서도 사실 이용법을 제대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았던가? 국어사전 이용법만 알고 직접 활용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어사전을 가지고 모르는 낱말의 뜻을 찾아보는 일차적인 기능 외에 일부러 국어사전을 가지고 자꾸 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유 없이 국어사전을 뒤적뒤적 거릴 수만 있다면 분명 그 아이의 어휘력은 쑥쑥 클 것이다. 그런데 까닭 없이 아이가 왜 국어사전을 뒤지고 있겠는가? 그걸 보통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국어사전을 뒤적거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 첫째 방법이 바로 국어사전을 활용한 끝말잇기를 하는 것이다. 사실 평소에도 가족들끼리 끝말잇기를 하는 것은 아이들 어휘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가지고 아이 혼자 끝말잇기를 하고 그것을 또 나중에 가족들끼리 모였을 때 퀴즈로 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첫 낱말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도서관’을 말했다면 아이는 우선 ‘도서관’을 찾아서 그 뜻을 공책에 적고, 그 다음은 ‘관’으로 시작되는 말 중 자기 맘에 드는 말을 찾아 그 뜻과 함께 적는 것이다. 그렇게 10개고 20개고 한 후 아이가 낱말의 뜻을 읽어주면 다른 사람들이 그 낱말을 맞추면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는 국어사전을 찾는 힘도 기르고, 새로운 낱말들도 많이 알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가로세로 낱말 퍼즐을 국어사전을 활용해서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다. 보통 가로세로 낱말 퍼즐을 풀기만 했는데 아이 스스로가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문제를 내어보고 다른 사람들이 그 문제를 풀게 함으로써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면 된다. 가족신문을 만들 때 한 코너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방법은 실제적으로 어휘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인데 꼬리에 꼬리를 물어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귀신’을 찾아보면 사람이 죽은 뒤에 남는다고 하는 넋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 ‘넋’을 찾아본다. ‘넋’을 찾아보면 비슷한 말로 ‘얼, 영혼, 혼, 혼백’등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면 또 그 낱말들을 찾아보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찾다보면 어휘의 정의대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쓰이는 낱말들을 찾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낱말들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익힐 수도 있고, 그 낱말들의 차이를 구별해서 어떤 상황에 써야 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닭이 먼저면 어떻고, 달걀이 먼저면 어떠한가? 닭이 있으면 달걀을 낳으면 될 것이고, 달걀이 있으면 닭을 부화시키면 될 일이다. 어휘력을 쌓아서 독서를 잘하는 것도 좋고, 독서를 열심히 해서 어휘력을 쌓을 수 있다면 그 역시 좋은 일이 아닌가? 결국은 독서가 되었든 어휘력 향상이 되었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국어사전을 아이 책상 위에 놓아주자. 소파를 자주 이용한다면 그 곳에 놓자. 그리고 자꾸 어휘와 아이가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자. 아이 뿐 아니라 어른 자신도 국어사전을 펼쳐들고 괜히 뒤적뒤적 거려보자. 분명 놀랄 것이다. 내가 모르는 말이 너무도 많다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어휘력과 독서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6-10 10:18:39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만큼 해묵은 논쟁도 없을 것이다. 닭이 있어야 달걀을 낳을 수 있으니 닭이 먼저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닭은 달걀이 부화한 것이니 달걀이 먼저다라고 말한다. 얼마 전 영국 셰필드대 재료공학과 콜린 프리먼(Freeman) 교수팀은 닭이 먼저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주장했다. 달걀 껍데기에 존재하는 '오보클레디딘-17'이라는 단백질이 달걀 껍데기 형성 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이 닭의 난소에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그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난소에 '오보클레디딘-17'이 없으면 달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닭이 없이 달걀이 형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써 이 논쟁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서로 얽히고설킨 문제가 많다. 아마 어휘력과 독서도 그런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어휘력이 뛰어나야 독서를 잘 할 수 있는 것인지? 독서를 잘해야 어휘력이 늘어나는 것인지? 그 전후관계를 따지기 쉽지 않다. 독서를 하는 가운데 어휘력이 향상되고, 또 어휘력이 있어야 독서를 즐겁게 할 수 있다.

어휘력이란 어휘를 마음대로 부리어 쓸 수 있는 능력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휘란 어떤 일정한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의 수효를 뜻한다. 우리가 흔히 어휘력이 뛰어나다 라고 쓸 때 어휘력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그 사람이 아는 낱말이 많을 때이다. 둘째는 한 낱말을 중심으로 비슷한 말, 반대말 등 다양한 표현을 알 때를 뜻한다. 예를 들면 취합(聚合), 융합(融合), 조합(組合), 규합(糾合), 결합(結合) 등 낱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구별하여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뜻한다.

그렇다면 이 어휘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언어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어휘력은 향상될 수 있다. 마치 밥 잘 먹고, 평소 운동 열심히 하면 키도 크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우리는 뭔가 특별한 방법을 원한다. 그래서 일부러 보약을 지어먹기도 하고, 영양제를 챙긴다. 그처럼 어휘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바로 사전과 친하게 지내는 일이다. 지금 당장 생각해보자. 국어사전이 집에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국어사전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최근 국어사전을 펼쳐본 것이 언제인지? 우리 아이들은 국어사전을 즐겨 찾고 있는지?

가끔 아이들에게나, 학부모들에게 국어사전이 책꽂이에 있는 집보다는 책상 위에 있는 집이 낫고, 책상 위보다는 차라리 소파 옆이나, 화장실에 있는 집이 더 좋다 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국어사전을 늘 가까이 하라는 뜻이다.

물론 요즘 전자사전이 나오고 그나마도 스마트 폰으로 대신할 수 있어서 굳이 국어사전을 찾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국어사전이냐? 전자사전이냐? 스마트폰이냐에 있지 않다. 얼마나 자주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어사전의 일차적인 기능은 모르는 낱말이 있을 때 찾아서 그 낱말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찾으려면 먼저 몇 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는 자모순서를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 의외로 초등 고학년들이, 중학생들이 자음, 모음 순서를 제대로 알지 못해 난감해한다. ㄱ, ㄴ, ㄷ, 정도까지는 잘 나가지만 꼭 ㅋ, ㅊ, ㅌ, ㅍ, ㅎ에 가면 헷갈려한다. 모음의 경우는 좀 더 심각하다.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10개의 단모음 순서를 제대로 모르는 것은 물론 이거니와 이중모음의 위치는 아예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국 자모순서를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

자음은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이고, 모음은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이다.

특히 쌍자음은 해당 단자음 끝부분에 온다는 사실을 정확히 지적해줘야 한다. 즉 깡패를 찾을 때는 ㄲ 이므로, ㄱ 의 끝부분에서 찾아야 한다고 알려줘야 한다.

또한 이중모음의 경우는 어떤 모음이 합쳐져서 이중모음이 만들어졌는지 설명해주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ㅐ의 경우는 ㅏ 와 ㅣ 가 합쳐져서 ㅏ 뒤에 위치한다 라는 식으로 설명해주면 된다.

둘째는 우리말이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뤄진 원리를 설명해주어야 한다. 강을 찾는 경우 ㄱ을 먼저 찾고, ㅏ 즉 가를 다음으로 찾고, 끝으로 ㅇ 즉 강을 찾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셋째는 국어사전을 펼칠 때 강아지를 찾을 때와 기차를 찾을 때 사전을 처음 펼치는 위치가 달라야 한다는 것도 알려줘야 한다. 강아지는 ㄱ의 앞부분을 잡는 반면, 기차는 ㄱ의 끝부분을 펼쳐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라는 사실을 까닭과 함께 설명해줘야 한다.

넷째는 국어사전을 펼쳤을 때 바로 본문을 보지 말고 제일 상단에 위치한 낱말을 살펴보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만약 상단에 라임 - 로마숫자로 되어 있으면 그 장에는 ‘라임’부터 ‘로마숫자’까지만 나와 있으므로 내가 찾는 단어가 그 안에 속해 있는지 또는 그 앞인지? 뒤인지?를 따져서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자꾸 연습을 시켜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찾는 단어가 그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결국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따질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국어사전 찾기를 통해서 어휘력만 기르는 것이 아니라 배열관계에 대한 추상적 사고 능력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국어사전에는 ‘일러두기’를 보면 다양한 정보가 나와 있다. 국어사전에서 쓰이는 약호, 기호 등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알 수 있다면 국어사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왜 낱말에 뜻이 여러 개이고, 그 순서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동음이의어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반대말, 비슷한말부터 시작하여 거센말, 여린말, 참고어 등은 무엇인지 하나 하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국어사전 자체에 대해서도 사실 이용법을 제대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았던가? 국어사전 이용법만 알고 직접 활용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어사전을 가지고 모르는 낱말의 뜻을 찾아보는 일차적인 기능 외에 일부러 국어사전을 가지고 자꾸 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유 없이 국어사전을 뒤적뒤적 거릴 수만 있다면 분명 그 아이의 어휘력은 쑥쑥 클 것이다. 그런데 까닭 없이 아이가 왜 국어사전을 뒤지고 있겠는가? 그걸 보통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국어사전을 뒤적거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 첫째 방법이 바로 국어사전을 활용한 끝말잇기를 하는 것이다. 사실 평소에도 가족들끼리 끝말잇기를 하는 것은 아이들 어휘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가지고 아이 혼자 끝말잇기를 하고 그것을 또 나중에 가족들끼리 모였을 때 퀴즈로 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첫 낱말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도서관’을 말했다면 아이는 우선 ‘도서관’을 찾아서 그 뜻을 공책에 적고, 그 다음은 ‘관’으로 시작되는 말 중 자기 맘에 드는 말을 찾아 그 뜻과 함께 적는 것이다. 그렇게 10개고 20개고 한 후 아이가 낱말의 뜻을 읽어주면 다른 사람들이 그 낱말을 맞추면 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는 국어사전을 찾는 힘도 기르고, 새로운 낱말들도 많이 알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가로세로 낱말 퍼즐을 국어사전을 활용해서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다. 보통 가로세로 낱말 퍼즐을 풀기만 했는데 아이 스스로가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문제를 내어보고 다른 사람들이 그 문제를 풀게 함으로써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면 된다. 가족신문을 만들 때 한 코너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방법은 실제적으로 어휘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인데 꼬리에 꼬리를 물어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귀신’을 찾아보면 사람이 죽은 뒤에 남는다고 하는 넋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 ‘넋’을 찾아본다. ‘넋’을 찾아보면 비슷한 말로 ‘얼, 영혼, 혼, 혼백’등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면 또 그 낱말들을 찾아보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찾다보면 어휘의 정의대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쓰이는 낱말들을 찾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낱말들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익힐 수도 있고, 그 낱말들의 차이를 구별해서 어떤 상황에 써야 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닭이 먼저면 어떻고, 달걀이 먼저면 어떠한가? 닭이 있으면 달걀을 낳으면 될 것이고, 달걀이 있으면 닭을 부화시키면 될 일이다. 어휘력을 쌓아서 독서를 잘하는 것도 좋고, 독서를 열심히 해서 어휘력을 쌓을 수 있다면 그 역시 좋은 일이 아닌가? 결국은 독서가 되었든 어휘력 향상이 되었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국어사전을 아이 책상 위에 놓아주자. 소파를 자주 이용한다면 그 곳에 놓자. 그리고 자꾸 어휘와 아이가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자. 아이 뿐 아니라 어른 자신도 국어사전을 펼쳐들고 괜히 뒤적뒤적 거려보자. 분명 놀랄 것이다. 내가 모르는 말이 너무도 많다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