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연구회 :::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6-09 08:21:46
사오정이 베스킨라빈스에 갔다. "아가씨, 콜라 한 병 주세요!" 점원 아가씨 왈, "손님, 여기는 아이스크림 가게라 콜라는 팔지 않습니다." 그러자 사오정은 다시 "왜 그래요? 다 알고 왔어요. 어서 콜라 한 병 주세요!" 점원 아가씨 살짝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공손히 "손님, 이곳은 베스킨라빈스 31입니다.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그러자 사오정 머리를 긁적이며 "어, 이상하다. 분명 광고에서 ‘콜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했는데" 썰렁한 유머다. 베스킨라빈스 광고 중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라는 광고 문구를 사오정은 “콜라 먹는 재미가 있다.”라고 잘못 들었다는 얘기다. 귀가 어두운 사오정답다. 아이스크림 31가지 맛 중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을지 모르지만 반대로 선택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도대체 저 각각의 맛이 어떤 맛일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더욱 크다. 그 맛을 안다 해도 여전히 문제다. 자장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늘 고민인 것처럼 무슨 맛을 먹을지가 고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도 같은 것 주세요.”로 남들의 선택을 따라 가기도 하고, 점원의 조언을 듣기고 하고,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차례대로 모든 맛을 하나하나 보겠다고 덤벼들기도 하고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선택을 한다. 책을 선택하는 일도 사실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책 선택은 더욱 어렵다. 아이스크림은 기껏해야 31가지 맛이지만 책은 그 선택의 폭이 수천수만 가지가 아니던가? 그렇게 많은 책들 중 도대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지?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방법은 저자 집중 탐구법이다. 책을 읽다보면 참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 그 경우 저자를 확인하고, 그 저자의 작품을 몽땅 사서 읽는 독서법이다. 개인적으로는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 꽂혀서 그 후 [권력이동], [부의 미래], [미래쇼크] 등을 연달아 읽으며 큰 감명을 받았다. 또한 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을 시작으로 하여 [노동의 종말], [육식의 종말], [유러피안 드림], [공감의 시대] 등 여러 작품을 섭렵했다. 이런 식으로 만난 작가가 [태백산맥]의 조정래, [사람의 아들]을 쓴 이문열, [사람아 아, 사람아]의 작가 다우허우닝,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 [연금술사]의 파울로 코엘료 등이 있다. 이처럼 작가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읽다보면 작가의 코드를 알게 된다. 작품을 더해가면서 작가의 작품 세계와 주장에 대해 더욱 분명히 알 수 있어서 좋다. 또 그러다보면 작가의 한계를 엿볼 수 있게 된다. 작품에 따라서 힘이 실린 작품도 있지만 수작에 못 미치는 작품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 작가에 대한 열망이 식게 되고 자연스레 다른 저자로 옮겨갈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굳이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다 완독하겠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 작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만큼이면 족하다. 두 번째 방법은 주제별 독서법이다. 도서관에 가면 책이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다. 자신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한 부분을 선정해서 그 분야의 책을 몽땅 빌려다가 보는 방법이다. 나의 경우 여행을 가기 전 그 나라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다. 몽골을 여행하는 경우 몽골에 대해 쓴 여러 사람들의 여행기, 또 몽골을 소개하는 책, 칭기스칸에 관한 책들 등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함께 놓고 비교해가며 읽는다. 이 경우에도 한 권 한 권 정독하려는 생각보다는 우선 훑어 읽기를 통해서 그 중 더 나은 책을 골라서 그 책을 중심으로 읽고 나머지 책을 필요한 부분을 읽어간다. 이 독서법의 좋은 점은 마치 페인트칠하듯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 대한 다양한 책을 가지고 그 주제에 대해 여러 번 접함으로써 점점 그 실체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한 주제에 대한 여러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점이다. 세 번째 방법은 참고도서목록을 활용하는 것이다. 책을 보면 뒷부분에 참고도서목록이 제시되어 있다. 참고도서목록은 그 책의 어머니와 같다. 그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어떤 책을 읽고 공부했는지를 알 수 있다. 저자가 참고한 책이라면 그냥 만만한 책이 아닐 것이다. 또 그 책과 연관성도 있다. 그래서 참고도서목록을 활용해서 책을 읽게 되면 마치 거미줄을 쳐 나가듯이 독서를 할 수 있게 된다. 비슷한 방법으로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한 책을 읽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물론 이 방법의 기본 전제는 지금 읽고 있는 책 자체가 마음에 들었을 때이다. 아직도 뭘 골라먹을지 망설이고 있는가? 망설이다가 선택이 어려워 사먹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는 않는가?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읽지 않는다는 우스꽝스러운 변명을 하지는 말자. 저자를 선택하든, 도서관 서고 한 칸을 점령하든, 참고도서 목록을 통해서 고르든 일단 저지르자.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6-09 08:21:46

사오정이 베스킨라빈스에 갔다.

"아가씨, 콜라 한 병 주세요!"

점원 아가씨 왈, "손님, 여기는 아이스크림 가게라 콜라는 팔지 않습니다."

그러자 사오정은 다시 "왜 그래요? 다 알고 왔어요. 어서 콜라 한 병 주세요!"

점원 아가씨 살짝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공손히 "손님, 이곳은 베스킨라빈스 31입니다.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그러자 사오정 머리를 긁적이며 "어, 이상하다. 분명 광고에서 ‘콜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했는데"

썰렁한 유머다. 베스킨라빈스 광고 중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라는 광고 문구를 사오정은 “콜라 먹는 재미가 있다.”라고 잘못 들었다는 얘기다. 귀가 어두운 사오정답다. 아이스크림 31가지 맛 중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을지 모르지만 반대로 선택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도대체 저 각각의 맛이 어떤 맛일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더욱 크다. 그 맛을 안다 해도 여전히 문제다. 자장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늘 고민인 것처럼 무슨 맛을 먹을지가 고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도 같은 것 주세요.”로 남들의 선택을 따라 가기도 하고, 점원의 조언을 듣기고 하고,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차례대로 모든 맛을 하나하나 보겠다고 덤벼들기도 하고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선택을 한다. 책을 선택하는 일도 사실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책 선택은 더욱 어렵다. 아이스크림은 기껏해야 31가지 맛이지만 책은 그 선택의 폭이 수천수만 가지가 아니던가? 그렇게 많은 책들 중 도대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지?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방법은 저자 집중 탐구법이다. 책을 읽다보면 참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 그 경우 저자를 확인하고, 그 저자의 작품을 몽땅 사서 읽는 독서법이다. 개인적으로는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 꽂혀서 그 후 [권력이동], [부의 미래], [미래쇼크] 등을 연달아 읽으며 큰 감명을 받았다.

또한 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을 시작으로 하여 [노동의 종말], [육식의 종말], [유러피안 드림], [공감의 시대] 등 여러 작품을 섭렵했다. 이런 식으로 만난 작가가 [태백산맥]의 조정래, [사람의 아들]을 쓴 이문열, [사람아 아, 사람아]의 작가 다우허우닝,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 [연금술사]의 파울로 코엘료 등이 있다.

이처럼 작가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읽다보면 작가의 코드를 알게 된다. 작품을 더해가면서 작가의 작품 세계와 주장에 대해 더욱 분명히 알 수 있어서 좋다. 또 그러다보면 작가의 한계를 엿볼 수 있게 된다. 작품에 따라서 힘이 실린 작품도 있지만 수작에 못 미치는 작품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 작가에 대한 열망이 식게 되고 자연스레 다른 저자로 옮겨갈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굳이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다 완독하겠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 작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만큼이면 족하다.

두 번째 방법은 주제별 독서법이다. 도서관에 가면 책이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다. 자신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한 부분을 선정해서 그 분야의 책을 몽땅 빌려다가 보는 방법이다.

나의 경우 여행을 가기 전 그 나라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다. 몽골을 여행하는 경우 몽골에 대해 쓴 여러 사람들의 여행기, 또 몽골을 소개하는 책, 칭기스칸에 관한 책들 등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함께 놓고 비교해가며 읽는다. 이 경우에도 한 권 한 권 정독하려는 생각보다는 우선 훑어 읽기를 통해서 그 중 더 나은 책을 골라서 그 책을 중심으로 읽고 나머지 책을 필요한 부분을 읽어간다. 이 독서법의 좋은 점은 마치 페인트칠하듯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 대한 다양한 책을 가지고 그 주제에 대해 여러 번 접함으로써 점점 그 실체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한 주제에 대한 여러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점이다.

세 번째 방법은 참고도서목록을 활용하는 것이다. 책을 보면 뒷부분에 참고도서목록이 제시되어 있다. 참고도서목록은 그 책의 어머니와 같다. 그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어떤 책을 읽고 공부했는지를 알 수 있다. 저자가 참고한 책이라면 그냥 만만한 책이 아닐 것이다. 또 그 책과 연관성도 있다. 그래서 참고도서목록을 활용해서 책을 읽게 되면 마치 거미줄을 쳐 나가듯이 독서를 할 수 있게 된다. 비슷한 방법으로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한 책을 읽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물론 이 방법의 기본 전제는 지금 읽고 있는 책 자체가 마음에 들었을 때이다.

아직도 뭘 골라먹을지 망설이고 있는가? 망설이다가 선택이 어려워 사먹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는 않는가?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읽지 않는다는 우스꽝스러운 변명을 하지는 말자. 저자를 선택하든, 도서관 서고 한 칸을 점령하든, 참고도서 목록을 통해서 고르든 일단 저지르자.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