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연구회 :::

빨대와 글짓기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5-24 11:00:17
1888년 미국 워싱턴 담배공장 노동자 마빈 스톤은 늘 일을 마치고 선술집에 들러 한 잔의 위스키를 마시곤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위스키와 함께 밀집 쪼가리를 주었는데 그 까닭은 술잔을 손으로 잡고 마시면 위스키의 온도가 올라가 맛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밀집 특유의 향이 별로 좋지 않아서 위스키 맛을 해쳤고, 게다가 한번 사용한 밀집 빨대는 다시 사용할 수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이때 마빈 스톤은 밀집이 자신이 늘 만지는 종이담배와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가운데 담배 내용물을 뺀 둥글게 만 종이를 대신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실행에 옮겨졌고, 종이빨대는 큰 인기를 끌어서 그는 빨대 공장의 사장으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빨대가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보원’을 뜻하는 은어로 쓰입니다. 빨대가 없으면 우유나 음료수를 마시기가 어려운 것처럼 기자들 역시 취재할 곳의 정보원이 없으면 결국 정보를 캐낼 수가 없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람을 ‘빨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자들에게만 빨대가 필요할까요? 글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나 빨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빨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빨대는 바로 필요한 글감을 찾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과연 빨대를 몇 개나 가지고 있습니까? 또 그 빨대로 지금 무엇을 빨고 있습니까? 보통 어린이들이 글을 쓸 때 빨대를 자기 자신의 경험에서만 찾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경험이 없으면 만날 일기 쓸 것이 없다고, 쓸 얘기가 없다고 툴툴 거립니다. 그 해결책으로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쉬운 방법은 빨대를 자신의 경험 외에 다른 곳에 꽂는 것입니다. 내 경험 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의 경험도 좋은 글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이야말로 빨대를 무궁무진하게 꽂을 수 있는 곳입니다. 예로부터 글을 잘 쓰려면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想量) 하라고 했습니다. 그중 다독(多讀)은 바로 빨대를 책에 꽂으라는 얘기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 대다수는 책을 잘 읽습니다. 그런데 책을 잘 읽는다고 해서 글을 다 잘 쓰지는 못합니다. 그 까닭 중 한 가지는 바로 빨대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을 글을 쓸 때 적극 활용하지 못한다면 책을 잘 읽어도 글을 쓸 때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경험과 독서 외에도 사실 요즘 우리가 많은 정보를 접하는 텔레비전, 인터넷 모두가 우리가 빨대를 꽂을 수 있는 곳입니다. 즉 우유통은 널려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빨대를 꽂아서 들이마시지 않을 뿐입니다. 이야기 세상에서 내 것 네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내 빨대를 꽂아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도용과 표절을 하라는 얘기는 결코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애니메이션의 대표기업 디즈니의 성공적인 영화는 대표적인 빨대 꽂기의 성공사례입니다. [인어공주]는 덴마크 안데르센 동화에 빨대를 꽂은 것이고, [백설공주]는 독일 그림동화를, [알라딘]은 중동의 아라비안나이트를, [밤비]는 헝가리 펠릭스 샐트의 동화를, [뮬란]은 중국 목란사(木蘭辭)를 가져다가 그 위에 디WM니의 숨결을 입혀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들입니다. 디즈니는 미국 회사이지만 미국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야기에 빨대를 꽂아 큰 성공을 이룬 것입니다. 우리 역시 여기저기에 빨대를 꽂고 그렇게 빨아들인 이야기를 자신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탄생시킨다면 또 다른 멋진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빨대와 글짓기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5-24 11:00:17

1888년 미국 워싱턴 담배공장 노동자 마빈 스톤은 늘 일을 마치고 선술집에 들러 한 잔의 위스키를 마시곤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위스키와 함께 밀집 쪼가리를 주었는데 그 까닭은 술잔을 손으로 잡고 마시면 위스키의 온도가 올라가 맛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밀집 특유의 향이 별로 좋지 않아서 위스키 맛을 해쳤고, 게다가 한번 사용한 밀집 빨대는 다시 사용할 수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이때 마빈 스톤은 밀집이 자신이 늘 만지는 종이담배와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가운데 담배 내용물을 뺀 둥글게 만 종이를 대신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실행에 옮겨졌고, 종이빨대는 큰 인기를 끌어서 그는 빨대 공장의 사장으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빨대가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보원’을 뜻하는 은어로 쓰입니다. 빨대가 없으면 우유나 음료수를 마시기가 어려운 것처럼 기자들 역시 취재할 곳의 정보원이 없으면 결국 정보를 캐낼 수가 없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람을 ‘빨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자들에게만 빨대가 필요할까요? 글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나 빨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빨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빨대는 바로 필요한 글감을 찾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과연 빨대를 몇 개나 가지고 있습니까? 또 그 빨대로 지금 무엇을 빨고 있습니까? 보통 어린이들이 글을 쓸 때 빨대를 자기 자신의 경험에서만 찾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경험이 없으면 만날 일기 쓸 것이 없다고, 쓸 얘기가 없다고 툴툴 거립니다. 그 해결책으로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쉬운 방법은 빨대를 자신의 경험 외에 다른 곳에 꽂는 것입니다. 내 경험 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의 경험도 좋은 글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이야말로 빨대를 무궁무진하게 꽂을 수 있는 곳입니다. 예로부터 글을 잘 쓰려면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想量) 하라고 했습니다. 그중 다독(多讀)은 바로 빨대를 책에 꽂으라는 얘기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 대다수는 책을 잘 읽습니다. 그런데 책을 잘 읽는다고 해서 글을 다 잘 쓰지는 못합니다. 그 까닭 중 한 가지는 바로 빨대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을 글을 쓸 때 적극 활용하지 못한다면 책을 잘 읽어도 글을 쓸 때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경험과 독서 외에도 사실 요즘 우리가 많은 정보를 접하는 텔레비전, 인터넷 모두가 우리가 빨대를 꽂을 수 있는 곳입니다. 즉 우유통은 널려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빨대를 꽂아서 들이마시지 않을 뿐입니다.

이야기 세상에서 내 것 네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내 빨대를 꽂아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도용과 표절을 하라는 얘기는 결코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애니메이션의 대표기업 디즈니의 성공적인 영화는 대표적인 빨대 꽂기의 성공사례입니다. [인어공주]는 덴마크 안데르센 동화에 빨대를 꽂은 것이고, [백설공주]는 독일 그림동화를, [알라딘]은 중동의 아라비안나이트를, [밤비]는 헝가리 펠릭스 샐트의 동화를, [뮬란]은 중국 목란사(木蘭辭)를 가져다가 그 위에 디WM니의 숨결을 입혀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들입니다.

디즈니는 미국 회사이지만 미국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야기에 빨대를 꽂아 큰 성공을 이룬 것입니다. 우리 역시 여기저기에 빨대를 꽂고 그렇게 빨아들인 이야기를 자신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탄생시킨다면 또 다른 멋진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