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연구회 :::

선생님이, 학부모가 먼저 책을 읽어야 하는 까닭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2-15 18:34:31
폭설이 내린 1961년 1월 20일. 미국 제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1917~1963)는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국민이 국가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 상당히 위험한 말일 수 있다.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파시즘(전체주의)으로 곡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시즘은 개인의 뜻을 굽혀 국가가 명시한 대로 국민의 통합된 뜻에 따를 것을 강요한다. 즉 개인보다 국가를 우위에 두는 것이다. 물론 존 F. 케네디의 명언이 파시즘을 지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그 국가가 어떤 국가인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파시즘이 무조건적 절대 복종 대상으로서 국가라면 케네디의 국가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국가이고, 그 국가를 만들어가는 시민으로서 국가 그 자체인 국민의 노력을 당부한 말일 것이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여러 면에서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최소한 자국민에 대한 철저한 보호라는 측면만을 보면 그 철두철미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군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의 유해발굴을 위해 아직까지도 애쓰고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을 위해 최대한 예우를 다하는 그들의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국민들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사례 말고도 국가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건이 최근 있었다. 바로 칠레 광부 구출 사건이다. 2010년 8월5일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의 후미진 구석에 자리 잡은 산호세 광산에서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갱도 중간에서 70만t의 암석과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지하 700m 아래 33명의 광부들이 매몰됐다. 이때 칠레 정부는 첨단 시추공법을 동원해 구조 활동에 나섰다. 그리고 17일 만에 지하로부터 “우리 33인은 대피소에 살아있습니다”란 광부들의 메모를 확인하게 된다. 결국 구조작업이 진행된 69일 후 광부들은 가족들의 품으로, 국가의 품으로, 세계인의 가슴 속으로 살아 돌아왔다. 이 사건에서 물론 33인의 살아 돌아온 광부들이 영웅이다. 하지만 그 영웅을 탄생시킨 구조대 그리고 그 구조대에 물심양면 지원한 칠레 모두가 영웅이 되었다. 이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일 때 국민들은 기꺼이 그 국가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이것이 어찌 국가와 국민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어떻게 보면 모든 관계에 있어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회사와 사원, 가족과 그 구성원, 학교와 학생 모두 집단은 그 소속된 개인에게 충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진정으로 충성을 받을만한 존재인가를 되돌아보는 것이 우선이 될 것이다. 독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독서를 잘하기를 선생님도, 부모도 열망한다. 그런데 그저 아이들에게 독서를 열심히 하라고, 잘하라고 독려하는 것으로 그 일이 가능한 일일까? 먼저 독서하고 싶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선 독서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우리 집의 환경이, 학교의 환경이 과연 아이들의 독서를 유발시킬 수 있는지 점검해보아야 한다. 가까운 거리에 좋은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있는가? 책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더 쉽게 빼앗을만한 것들이 주변에 널려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고 제거해야한다. 이런 환경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솔선수범이다. 칠레 대통령이 앞장서서 구조작업을 독력하고 이끌었듯이 가정에서 부모가, 학교에서 선생님이 먼저 독서활동에 나서야 한다. 사실 아이들보고 책 읽어라 말아라 할 필요 없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부모가, 선생님이 책 열심히 읽으면 아이들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부모는, 선생님은 책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만 읽으라고 백날 얘기해봤자 그 효과는 적을 수 밖에 없다. 사실 부모가, 선생님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 역시 책 읽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독서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 독서교육 이전에 선생님, 부모님 독서교육을 먼저 하는 것이 효과는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작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개그콘서트 코너가 있다.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에서 개그맨 박성광은 늘 소리쳤다. "국가가 날 위해 해 준 게 뭐 있어? 1등만 기억하는 이 더러운 세상~" 과연 우리 학부모가, 선생님들이 아이들 독서활동을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책 사다주고 책 읽으라고 잔소리만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우리 아이는 책 안 읽는다고 걱정이라고 푸념만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책 잘 읽는 아이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니라 학부모가, 선생님이 자녀를 위해, 학생을 위해 먼저 책을 읽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소망해본다. 그럴 때 자녀들에게, 학생들에게 독서를 할 것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이, 학부모가 먼저 책을 읽어야 하는 까닭

글쓴이 : 선생님 (sunbee70)

등록일 : 2011-02-15 18:34:31

폭설이 내린 1961년 1월 20일. 미국 제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1917~1963)는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국민이 국가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 상당히 위험한 말일 수 있다.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파시즘(전체주의)으로 곡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시즘은 개인의 뜻을 굽혀 국가가 명시한 대로 국민의 통합된 뜻에 따를 것을 강요한다. 즉 개인보다 국가를 우위에 두는 것이다.

물론 존 F. 케네디의 명언이 파시즘을 지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그 국가가 어떤 국가인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파시즘이 무조건적 절대 복종 대상으로서 국가라면 케네디의 국가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국가이고, 그 국가를 만들어가는 시민으로서 국가 그 자체인 국민의 노력을 당부한 말일 것이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여러 면에서 비난을 받기는 하지만 최소한 자국민에 대한 철저한 보호라는 측면만을 보면 그 철두철미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군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의 유해발굴을 위해 아직까지도 애쓰고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을 위해 최대한 예우를 다하는 그들의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국민들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사례 말고도 국가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건이 최근 있었다. 바로 칠레 광부 구출 사건이다.

2010년 8월5일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의 후미진 구석에 자리 잡은 산호세 광산에서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갱도 중간에서 70만t의 암석과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지하 700m 아래 33명의 광부들이 매몰됐다. 이때 칠레 정부는 첨단 시추공법을 동원해 구조 활동에 나섰다. 그리고 17일 만에 지하로부터 “우리 33인은 대피소에 살아있습니다”란 광부들의 메모를 확인하게 된다. 결국 구조작업이 진행된 69일 후 광부들은 가족들의 품으로, 국가의 품으로, 세계인의 가슴 속으로 살아 돌아왔다.

이 사건에서 물론 33인의 살아 돌아온 광부들이 영웅이다. 하지만 그 영웅을 탄생시킨 구조대 그리고 그 구조대에 물심양면 지원한 칠레 모두가 영웅이 되었다. 이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국가일 때 국민들은 기꺼이 그 국가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이것이 어찌 국가와 국민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어떻게 보면 모든 관계에 있어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회사와 사원, 가족과 그 구성원, 학교와 학생 모두 집단은 그 소속된 개인에게 충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진정으로 충성을 받을만한 존재인가를 되돌아보는 것이 우선이 될 것이다.

독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독서를 잘하기를 선생님도, 부모도 열망한다. 그런데 그저 아이들에게 독서를 열심히 하라고, 잘하라고 독려하는 것으로 그 일이 가능한 일일까? 먼저 독서하고 싶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선 독서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우리 집의 환경이, 학교의 환경이 과연 아이들의 독서를 유발시킬 수 있는지 점검해보아야 한다. 가까운 거리에 좋은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있는가? 책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더 쉽게 빼앗을만한 것들이 주변에 널려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고 제거해야한다.

이런 환경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솔선수범이다. 칠레 대통령이 앞장서서 구조작업을 독력하고 이끌었듯이 가정에서 부모가, 학교에서 선생님이 먼저 독서활동에 나서야 한다. 사실 아이들보고 책 읽어라 말아라 할 필요 없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부모가, 선생님이 책 열심히 읽으면 아이들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부모는, 선생님은 책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만 읽으라고 백날 얘기해봤자 그 효과는 적을 수 밖에 없다.

사실 부모가, 선생님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 역시 책 읽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독서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 독서교육 이전에 선생님, 부모님 독서교육을 먼저 하는 것이 효과는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작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개그콘서트 코너가 있다.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에서 개그맨 박성광은 늘 소리쳤다. "국가가 날 위해 해 준 게 뭐 있어? 1등만 기억하는 이 더러운 세상~"

과연 우리 학부모가, 선생님들이 아이들 독서활동을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책 사다주고 책 읽으라고 잔소리만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우리 아이는 책 안 읽는다고 걱정이라고 푸념만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책 잘 읽는 아이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니라 학부모가, 선생님이 자녀를 위해, 학생을 위해 먼저 책을 읽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소망해본다. 그럴 때 자녀들에게, 학생들에게 독서를 할 것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