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활동


책이름 문화재로 배우는 근대이야기
펴낸곳 주니어김영사 지은이 신연호
첫인상은 그저 그랬습니다. [문화재로 배우는 근대이야기]라는 제목에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았습니다. ‘문화재’도 그렇고 ‘근대’도 호기심을 확 끄는 단어는 아니지 않나요?

그런데 책을 읽으며 저자의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실제 이 책의 저자 신연호 선생님은 이 책을 쓰기 위해 《갑신정변 연구》 《고종홍제가 사랑한 정동과 덕수궁》 같은 수많은 단행본들과 〈개화기 초등학교 설립현황 및 교육실태 분석〉 같은 학위논문들, <개벽> <공립신보> <대한매일신보> <독립신문> 같은 당시의 신문과 잡지 자료를 꼼꼼히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진자료를 함께 실어서 조금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흥미가 별로 생기지 않지요? 하지만 이 책은 문화재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심지어는 문화재를 이야기하기 위한 책도 아닙니다. 문화재 자체에 대한 설명은 사실 그렇게 많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문화재를 둘러싼 근대 우리 역사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딱딱한 설명 방식이 아닌 사건 중심,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흔히 역사 공부를 할 때 처음 전구가 들어왔을 때 그 전구를 물불, 건달불 이라고 했다는 말은 들어 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물불이라고 불렀는지? 자세히 설명해주는 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이 책은 바로 그런 궁금한 부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책 구성에서도 일부러 이 한 권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갑신정변부터 광복까지 우리 근대사를 알 수 있도록 한 점도 좋습니다.

결국 문화재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 아닌 ‘근대 역사’에 대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중간 중간 만화풍의 그림도 읽는 재미를 보탭니다.

이 책을 읽고 기회가 닿는다면 이 책에 소개된 우정총국, 옛 이화 여고 심슨 기념관, 배재 학당 동관, 옛 러시아 공사관, 중명전, 옛 서북 학회 회관, 서울역사, 한국 전력 사옥, 옛 동양 척식 주식회사 지점, 탑골 공원, 옛 서울시청 청사, 제주도 일제 군사 시설, 경교장 등을 직접 방문해보기 바랍니다.

책 속에서 느껴지는 부분과 또 직접 역사의 현장에서 느끼는 마음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곳에 그냥 가는 것과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파악하고 가는 것은 또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